역도 은메달 따낸 소녀가장 윤진희의 인간승리

아무거나 2008/08/10 2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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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 스포츠] 여자역도 53㎏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윤진희(22·한국체대)는 누가 제일 생각나냐는 물음에 고개를 돌리고 눈물을 닦았다. 부상을 딛고 따낸 금쪽같은 은메달 위로 세상을 달리한 은사가 떠올랐던 것.

“너무나 엄마같은 선생님이 계셨어요. 그 선생님이 가장 먼저 생각이 나네요.”라고 말하는 윤진희의 눈은 잠깐 사이 발갛게 물들어있었다. 지난 4월 암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고 김동희 여자역도 국가대표팀 코치의 얼굴이 떠올랐던 것.

일찍 부모님을 여의고 할머니 손에서 자란 윤진희는 고등학교 때 할머니마저 작고해 지인들의 보살핌 속에 자랐다.

“어떻게 저 혼자 자랐겠어요. 원주에 계시는 선생님도 돌봐주셨구요. 대학 교수님도 많이 도와주셨구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누가 보살펴 줬냐는 질문에는 끝없이 은인들의 이름이 쏟아져나왔다.

특히 김 코치는 윤진희에게 어머니같은 존재였다. 고교 때부터 아테네 대회까지 곁에서 윤진희를 지도했던 김 코치는 병상에서 암투병을 하면서 마지막 불꽃이 꺼질 때까지 윤진희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윤진희는 대회를 앞두고 무릎 부상을 당했지만 도핑 우려 때문에 본격적인 치료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무릎이 온전치 않아 중심이 흔들리면서 제 기록을 내지 못했던 것. 부상의 부담감 때문에 훈련 때 중량을 높이지 못했던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하지만 윤진희는 바를 잡고 들어올리기까지 10여초 동안 ‘진희야 넌 할 수 있어. 진희 화이팅’을 마음속으로 외치며 용기를 북돋았다고 한다.

“금메달을 놓쳐 아쉽기는 하지만 제가 세운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에 만족합니다. 은메달이 확정됐을 땐 통쾌했습니다.” 윤진희의 소감은 같은 무게를 들고도 계체량에서 윤진희보다 150g 더 나가 동메달에 그친 벨로루시의 노비카바 나타시아가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이 진행될 때까지 30여분 동안 줄곧 눈물을 흘리던 장면과 기묘한 대조를 이뤘다. 베이징=국민일보 쿠키뉴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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